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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상상 - 상편 2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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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데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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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 영권은 나갈 준비를 하다가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며 아내의 방이 된 침실을 확인하고 싶어 문을 열었지만 

굳게 잠긴 방문은 열리지 않았고 그대로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가게에 도착한 영권은 숙경에게 선물할 악세사리를 골라보다가 싸구려밖에 없는 것 같아서 다음 기회에 좋은 것을 사주기로 했다.

손님은 없고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았다. 오토바이 한 대가 가게 앞을 천천히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지 영권은 망설였다.

이젠 집같지 않게 변해버려서 매일 들어가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들다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숙경의 가게로 갈까 하고 전화를 했지만 그녀는 장사를 하느라 바쁜 모양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나중에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 차에 올라 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집 앞에 도착해서 올려다보니 그날따라 거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영권은 묘한 의심으로 차올라 바쁘게 움직였다.

그렇게 행동하는 자신이 초라하고 웃겼지만 지금은 평온한 상태가 아니었다.

들쭉날쭉한 마음에 역겹고 창피한 것을 잊은 냉정함만 남은 영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심한 것보다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실에는 병희가 태연하게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고 그 옆에는 선화가 찻잔을 든 선화가 있었다.


"뭐하는 거야."


크게 말하지도 못했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영권은 그냥 그렇게 질문하듯 말했다.

병희가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고 일어섰다.

어디에서 그런 여유를 찾은 것인지 친구는 담담한 표정으로 영권을 타이르듯이 말했다.


"나도 여기서 지내기로 했다. 거처가 마련되는 대로 함께 나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라."


그것은 양해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통보나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에 영권은 화가 났다.


"뭐하자는 수작이야, 지금."


하지만 병희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그대로 서서 연민어린 시선으로 영권을 바라보았고 

그 눈빛의 의미와 배경을 짐작하지 못한 영권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기다렸다.


"내가 말했잖아. 선화씨는 잘못이 없다고, 그런데 넌 아직은 아내인 사람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냐?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마. 다 너때문이니까."


영권은 기가 찼다.


"그래? 알았어. 맘대로 해라, 이 씨발놈아. 잘났다. 둘이 아주 떡을 치던지 장구를 치던지 마음대로 다 해먹어봐."


영권은 작은 방의 문을 쿵 닫고 들어가버렸다.

긴장하고 있던 선화는 안도하며 침실로 들어갔고 병희는 잠시 거실에 앉아 있다가 그녀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영권이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이 거세게 닫히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이젠 그의 뒷모습이 아니라 현관문을 쿵 닫는 소리가 영권의 외출을 대신 알려주는 신호였다.

밖으로 나온 영권은 숙경의 가게로 차를 몰았다.


"비참하군. 어떻게 이런 비참한 일을 당할 수 있지."


영권은 세상에서 외면당한 기분이었다. 이제는 정말 혼자가 된 것 같았다.

그 순간 자신을 받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숙경, 그녀에게 가야만 했다.


"왔어요? 저쪽으로 앉아요."


숙경은 영권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늘은 안 오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왔네."


숙경은 말을 시켰지만 영권은 표정만 지을 뿐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사실은...... 병희가 우리 집에 들어왔어. 당분간 아내와 같이 지내겠데."


영권은 마지못해 입을 열고 자신이 당한 일을 이야기했다.


"뭐? 정말? 웃긴다, 진짜. 그 사람들 왜 그러지. 그래서 그냥 나뒀어?"

"그냥 멋대로 하게 뒀어. 너무 황망하니까 반대도 못 하겠더라. 하긴 나도 잘 한 건 없으니까."

"영권씨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잠깐만 손님이 오네."


숙경마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견디고 있을지 의문이었다.

영권은 목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서 연거푸 맥주를 들이켰다.


"이제야 철저히 배신당했다는 게 믿겨지는군. 난 너무 늦게 깨닫는 타입인가봐."


숙경이 돌아오자 영권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다면 깨끗이 잊어버려. 되돌릴 수 없다면."

"그래야겠지. 그런데 그것도 역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머리로는 그렇게 했는데 마음이 엉망인 건 아직 어쩔 수가 없어."

"그렇겠죠. 아무래도 쉬운 일은 아닐거야."


함께 또는 혼자서 술을 마시던 영권은 어느새 테이블에 엎드린 채 졸고 있었다.

숙경은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 영권을 흔들어 깨웠다.


"아, 내가 잠들었었나. 별일이군. 술 자리에서 잠을 다 자고."


영권이 몸에 묻은 잠을 털어내며 말했다. 숙경은 정리를 마치고 영권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조금 있으면 또 한 해가 지나가네. 그나저나 어디로 갈 거야?"


숙경이 영권의 옆에 서서 물었다.


겨울 바람에 실려서 콧속으로 들어온 그녀의 향기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냄새였다.


"당신 집으로 가도 될까."


영권은 조금은 망설이는 듯한 느낌으로 제안을 했고 숙경은 쉽게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고마워. 날 받아주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군."

"누구나 외로울 때가 있는 거 아닌가. 영권씨에겐 지금이 그런 순간이고. 집에 가서 한잔 해. 술이 먹고 싶은 밤이네."


영권은 술이 다 깼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차를 몰고 숙경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가게보다 영권의 집에 가까운 위치였다.

세 지점을 이으면 삼각형이 되는 정도만큼만 말이다.


숙경의 아파트는 맨 꼭데기 층이었고 거실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었다.

어두운 베란다에서 들어온 영권은 숙경이 동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부엌으로 가서 도울 일이 있는지 물었다.


"됐어. 그냥 거기 앉아 있어."


그녀의 말대로 잠시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영권은 일어섰고 숙경의 곁으로 다가갔으며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양손이 그녀의 가슴에 닿자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가며 경직되었다가 풀렸다.


"술마셔야지."


숙경이 말했지만 영권은 이미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숙경은 엉덩이에 와 닿은 고체적인 기운으로부터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권의 손이 허리로 향하더니 그녀의 치마 후크를 풀러버렸고 치마는 낙엽처럼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므로 한층 더 밀착된 기운이 꿈틀거리는 욕망으로 자극적인 체온을 내보냈다.

숙경은 더 이상 하던 일에 집중하지 못하며 그 기운에 이끌리기 시작했다.


영권은 손을 그녀의 아랫배에 댄 채 밀착을 더욱 즐겼고 곧 그녀의 속옷을 내리고 애무했다.

두 사람은 식탁과 거실을 거쳐 침실로 들어가 첫 섹스를 음미했다.

숙경은 능숙한 몸짓으로 영권을 받아들였고 그녀의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매력을 맛본 영권은 자신의 감각에 흠뻑 빠져 버렸다.

몇 차례에 걸쳐 발기에 성공한 영권은 몸 속에 남은 모든 정액을 토해낸 것처럼 탈진한 채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마찬가지로 지친 숙경은 영권을 칭찬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미치는 줄 알았어. 정말 대단해."

"그러게 말야. 나도 이렇게 잘 할줄 몰랐어."


영권이 마른 호흡을 내쉬며 말했는데 그때 시간이 네 시쯤 되었던 것 같았다.


"우리 궁합이 잘 맞는 모양이네."


그 뒤로 무슨 말을 했는지, 영권은 숙경의 말에 대답을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잠들어 버렸고 그를 바라보던 숙경도 이내 코를 곯기 시작했다.


숙경의 집에서 지낸지 며칠이 지났고 영권은 새로운 생활에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었다.

아직 기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관계였지만 나중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숙경은 보기보다 이해심이 많은 여자였고 첫인상처럼 도도하거나 차갑지만은 않았다.

그녀 또한 가슴 한켠에 외로움을 숨겨놓고 살아가는 현대인이었다.


영권은 오전 늦게 팬시점으로 향했고 밤이 되면 숙경의 가게에 들러서 일을 도와주다가 함께 들어왔다.

가끔은 술을 마시면서 자신의 지난 추억을 털어놓기도 하고 웃기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권에게는 늘 해결해야할 숙제를 남겨놓은 마음처럼 걸리는 게 있었는데 바로 선화와의 문제였다.

결정을 내릴 때가 되었고 깨끗하게 정리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수록 망설여지는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무슨 걱정있어?"


그날 밤에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숙경에게 들켜버렸다.


"아냐. 걱정은 무슨."

"얼굴에 써있는데 아니라기는. 말해봐.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별 거 아냐. 내일쯤 집에 들러야겠어. 간단히 짐 좀 챙겨 오게."

"그렇게 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숙경이 남동생을 걱정하듯이 말했다.


"알았어. 그런데 같이 갈래?"

"내가 거길 왜 가."

"나도 혼자 가기 뭐해서 그래. 거긴 두 명인데 나 혼자 갔다가 둘 다 있으면 그렇잖아. 응원군이 돼줘야지."

"나도 병희씨가 걸리긴 한데...... 알았어. 어차피 알게 될텐데, 같이 가자."

"좋은 여자네."


영권이 뒤따라 들어오자 숙경이 말했다.


"당신, 여복은 있는 모양이야."


숙경은 옷을 입으려던 영권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대신 그에게 뜨겁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빼앗고 싶어졌어. 당신을 내 남자로 만들고 싶어."


오기가 발동한 영권도 숙경을 맞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오래 버티지는 못하고 끝나버렸다.

숙경은 아쉬워하면서도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웠고 영권은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그만 갈까."


영권은 돌아가려 했지만 웬일인지 숙경은 그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영권도 알 수가 없었지만 느리게 담배를 피우고 영권의 책상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걸로 봐서 조금 더 머무르길 원하는 것 같았다.


"좀 있다가 가."

"왜? 난 별로 내키지 않는데."


영권은 주인인 스스로가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집에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고 숙경이 머무르려는 이유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자신만만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왜 그러는지 말이나 해봐."


영권은 바로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방바닥에 앉았다.


"오늘 정리해버려. 깨끗하게."

"뭘?"

"와이프하고 정리하라고. 병희씨 오면 셋이서 깔끔하게 정리해, 그리고 나서 완전히 떠나. 그럴 수 있지?"

"...... 음."

"대답이 뭐가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자."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영권은 그녀의 말대로 할 것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할 부담스러운 일이라면 기회가 생겼을 때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

두 사라은 방안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선화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영권이 졸음을 느끼며 베개를 내려 잠시 누웠을 때, 초인종이 울렸고 그때서야 선화는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때 잠갔던 문이 딱 소리를 내며 풀리는 소리를 영권은 들었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떴다.


집으로 들어온 병희는 누가 왔느냐고 물었고 선화는 두 사람이 찾아온 것을 말해주었다.

그때쯤 영권은 천천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영권은 무거운 입때문에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병희는 그저 친구를 만날 때처럼 아는 체를 해왔고 방안에 있는 숙경을 보고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숙경은 대강 답례를 하고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곧 병희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영권은 상의할 게 있다는 정도로 말했을 뿐이며 방안의 숙경은 답답한 듯 혼자서 고개를 저었다.


"난 배가 고픈데, 뭐라도 먹으면서 얘기해도 되겠지? 차라리 술이나 한잔 하면서 하지."


병희는 자신의 집이라도 되는 것처럼 영권의 술을 꺼내어 식탁에 앉았고 손님들을 불렀다.

네 명이 식탁에 모여 앉았고 서로의 시선을 외면하느라 바쁜 이상한 저녁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그래 무슨 말인지 들어보자."


네 잔의 술잔에 투명한 눈물같은 술을 차례로 따른 병희가 포문을 열듯 먼저 말을 꺼냈다.

영권은 독주를 단숨에 들이키고 잔을 내려놓았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이상 지저분한 게 싫어서 말이야. 내가 선화와 이혼하겠다. 

그러면 모든 게 정리되는 건가. 너도 준비가 되는대로 떠나주기 바란다."


병희는 자료를 받아들이는 로보트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영권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고 자기 잔을 비웠다.


"그래. 알았다. 그럼 모든 게 정리가 되겠지. 깨끗하게. 가능한 빨리 그렇게 할게. 어찌됐건 미안하게 되었다."


영권은 기대하지도 않은 사과의 말을 듣자 가슴이 울컥해졌고 이미 저만치 멀어진 선화에 대한 미련이 생기는 것 같아 속으로 억눌러야 했다.


"그럼 얘기가 다 끝난 건가."


영권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병희는 더 할 말이 남았다며 앉으라고 했다.


"무슨 얘긴데."

"왜 그렇게 서둘러, 시간도 많은데. 자 다같이 한잔 하자."


병희는 자기 잔을 들어 식탁 한가운데로 내밀었고 머뭇거리던 세 명은 뒤늦게 잔을 들어 건배했다.


"사실......"


병희는 얘기를 할지 말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아니면 해야할 말인지 해서는 안될 말인지를 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선화를 좋아하기는 했어. 둘이 사귀고 얼마 안 돼서 일거야, 

아마.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호감이 있었지만 친구의 여자를 어떻게 할 수 없었지.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때 난 초심자에 불과했거든."


병희가 숨겨두었던 과거의 생각들을 꺼내놓기 시작하자 집안을 감싸고 있던 이상기류가 급히 커지면서 온통 휩싸고 돌았다.

영권은 슬픈 노래를 듣는 것처럼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자꾸 빠져드는 것을 느끼며 병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친구의 얼굴은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한동안 잊고 지냈지. 너와 연락도 없이 지낸게 꽤 오래되었기도 하고 바쁜 시간을 보낸 탓도 있었지. 

그래도 내가 선화를 좋아한 건 사실이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라."


병희는 한껏 진지하게 말했지만 영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몸통이 빠진 생선처럼 어딘가 온전치 못하다는 생각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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