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방에선 무슨 일이!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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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사람들이 바퀴벌레처럼 득실대는 번화가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인데 아주 잘생긴 남자나, 아주 이쁜 여자의 경우, 그 많은 사람 중에서도 후광이 비치면서 눈에 확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이 여자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죠.
'딸랑~'
입구에 달린 종소리를 내면서 그녀가 가게에 들어오는 순간 전 숨이 턱 하니 멎는 게, '아. 시팍 장가도 못 가보고 심장마비로 가는구나. 어머니 불효자를. 커흑.' 할 정도였습니다.
섹시하면서도 헤퍼 보이지 않고 날씬하면서도 마르지 않은 몸매와 분명 이쁜 얼굴인데 교만하지 않고 편안함이 있는 분위기. 또 어디선가 본 듯도 한 것이 뭐라 말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이는, 21년 인생 최고의 암컷임이 분명했습니다.
어리둥절+뿅 감 50퍼센트에 남자의 본능 50퍼센트로 제 정신 상실한 지 한 5분쯤 지났을 때 그녀가 비디오를 고르다 말고 제가 있는 카운터 쪽으로 걸어오더군요.
'저기, 슬픈영화, 혹시 재밌는 거 있으면 하나 골라주실래요?'
비디오방에 비디오 보러 오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손님이 영화 한 편 추천해달라는 경우가 처음이라 적잖게 당황스럽더군요. 게다가 절대 안 보는 슬픈 영화라니.
'아. 제가 슬픈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해서 잘 모르는데 어쩌죠?'
'네. 그럼 재밌는 거 아무거나 하나 골라주세요.'
여태껏 몰랐는데 그녀의 입에서 달콤한 술 냄새가 풍기더군요. 대학교 1학년 때 날이면 날마다 퍼질러 젖힌 경험상 절대 소주 냄새는 아니고 비싼 양주 아니면 고량주 종류의 술을 제법 마신듯했습니다.
'한국 영화 좋아하시면 연풍연가 어떠세요? 고소영이랑 장동건 나오는 건데 요즘 많이들 보세요'
'그래요? 그럼, 그거 틀어주세요, 얼마에요?'
'네. 혼자 오신 거죠? 5천 원입니다. 저기 3번 방 들어가시면 돼요'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하나 뽑아 든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고 전 야간 타임 청소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새벽엔 손님이 없더군요. 전에 들어와 있던 뚱뚱한 커플들이 나가고 비디오방에 저랑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만 남게 되자 왠지 기분이 묘한 게, 일이 도통 손에 잡히질 않아 담배나 한 대 피우려고 카운터로 왔더니 언제 나왔는지 그녀가 카운터 옆 공중전화에서 통화를 하고 있더군요.
소음수준 제로에 가까운 환경 탓에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듯한 그녀의 말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나야 연희. 진짜 전화 안 하려고 했는데, 이거라도 안 하면 미칠 것 같아서 음성 남긴다. 메시지 들으면 연락해 줘….'통화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실연녀일 가능성이 80퍼센트 이상이었지만, 저 정도 외모의 여자가 남자한테 차이고 다닌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
전화를 끊은 그녀가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고 한 10분쯤 지났으려나 '따르릉~' 호출 전용 전화가 울렸습니다. 그녀가 나올거란 생각에 몇 번 벨이 울리는 걸 기다렸지만 영화 소리 때문에 안 들리는지 나오질 않더군요. 어쩔 수 없이.
'네 XX 비디오방입니다'
'아. 5740 호출하신 분 계실 텐데요….'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였습니다. 추정 연령은 20대 초중반.
'네 잠시만 기다리실래요?'
'예. 그런데 거기 비디오방인가요??'
'네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호출하신 분 부탁드릴게요'
전화기를 걸쳐둔 채 3번 방 문을 두드린 후 그녀가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전화 왔어요?'
'네. 저기 호출용 전화 받으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카운터에 있으면 전화 통화 내용을 또 다 들어 버릴 것 같아, 뻘쭘함을 피하고자 전 청소 도구가 있는 방으로 슬쩍 들어가 버렸습니다. 별로 치울 것도 없는 방안을 이것저것 치워가며 10분을 보냈죠.
이쯤이면 됐다 싶어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는데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화 받는 자리에 앉아 있더군요. 전화 통화는 끝난 듯 수화기는 내려져 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들썩거리는 게 제기랄, 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위로의 말을 건네기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3자에 불과하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자니 측은한 마음을 주체하기 힘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다행히 그녀가 먼저 입을 열어 주었습니다.
'죄송해요. 일하시는데 방해 되시죠?'
'아. 아뇨. 전혀 그런 거 없어요. 뭐 안 좋은 일 있으세요?'
'네?? ㅎㅎ 딱 보기에 그렇게 보여요?'
'뭐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느낌에 그러신 거 같아요.'
'네. 하긴, 기분 좋아 보일 리가 없죠….''무슨 일이신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제가 영화 한 편 더 서비스로 보여드릴게요'
'고마워요. 아저씨. 오늘 일진 나쁜 날이라고 생각하세요.'
'네? 그런 거 없는데.'
'그럼, 다행이고요. 지금 손님 많은가요?'
'평일이라 그런지 그쪽 말곤 손님 없으세요. 괜찮아요. 편하게 보고 가세요'
'아니, 영화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그럼요?'
'괜찮으면 저랑 맥주 몇 잔만 같이 마셔주실래요? 부탁할게요.'
헉. 이 늦은 시간에 단둘이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술이라니. 가슴이 쿵쾅쿵쾅 뛰면서 적잖게 고민이 되더군요. 근무시간에 '술'이라면 당연히 거절해야 하는 문제겠지만, 아 남자로 태어난 게 죄지, 이쁜 암컷의 유혹을 견디기엔 제가 너무 어렸던 것 같습니다.
'아. 뭐 한두 잔은 괜찮겠죠. 단속 나올 일도 없을 테고.'
'그래 주실래요? 아저씨는 가게 봐야 하니까 제가 가서 조금만 사서 올게요.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많이는 못 먹으니까 조금만 사 오세요.'
지갑만 달랑 들고 밖으로 나간 그녀는 5분이 채 못되어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뭘 그리도 많이 사 왔는지, 커다란 봉지 두 개에 멀 가득 채워왔더군요. 죽었다.
남자한테 차여놓고 뭐가 그리 좋은지 '아까 그 방에서 먹으면 되죠??' 하며 실실 웃음을 머금고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자, 저에겐 중대한 선택의 시간이 왔습니다.
지금 시각은 새벽 3시 20분. 희정이 누나는 9시 반이 넘어야 가게에 오고 사장님은 정오는 돼야 한 번씩 가게에 들르시니 6시간은 있다는 얘긴데, 가끔 새벽 늦게 손님이 몰리는 경우가 있어 맘 놓고 뻘짓거리(?)를 하기 위해선 가게 문을 잠깐 닫아주는 센스가 필요했습니다. 거참 고민 많이 되더군요. 막말로 걸리면 좃되는 건데 쉽게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때 3번 방문이 열리더니 그녀가 삐죽 내다보며 저를 부르더군요.
'아저씨 안 와요??'
벌써 자기 혼자 몇 캔 따먹었는지 얼굴이 불그스름해진 그녀의 그 모습. ㅡㅡ사장님 죄송합니다...ㅜㅜ
그렇게 위험하기 그지없는 그녀와의 술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사 온 맥주 7캔을 다 비우고 다시 제가 사 온 5캔마저 다 비우고 나니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며 알딸딸 해지는 게 기분 정말 좋더군요. 한잔 한잔 기울일 때마다 가까워진 그녀와의 거리가 러브샷 1단계, 2단계를 거치고 나니 어깨가 닿을 듯 말 듯한 거리가 되었고, 제 머릿속에는 불 꺼진 가게 간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녀의 몸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수 냄새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야. 우리 러브샷 1, 2단계 통과했으니까 3단계 하자. 3단계!'
마지막 한 모금 정도의 술이 남았을 때 반쯤 구부러진 혀에 반쯤 풀린 눈으로 그녀가 내뱉은 말.
아.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랫도리 전투력 급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러브샷 3단계는 입에서 입으로 술을 넘겨주는, 보통 키스하자는 의미로 쓰이는 단계죠.
맥주를 귀엽게 머금은 그녀의 입술이 제 입술에 닿고, 맥주와 함께 달콤한 그녀의 혀가 제 입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전 기다렸다는 듯이 한숨에 쏙 들어오는 어깨를 감싸안으며 그녀의 입술과 혀를 미친 듯이 빨아대기 시작.
정확하진 않지만 거의 한 20분을 입술 부르트도록 키스를 나누었습니다. 술기운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키스가 달콤하다는 말이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얼마나 격렬한 키스였는지 더 이상 묘사 안 하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중요한 순간에 방광이 꽉 차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쉽긴 했지만 뭐 어디 도망가는 거 아니니까 하는 생각에 전 서둘러 화장실을 갔다 왔습니다. 술에 취하긴 취했는지 소파에 축 뻗은 그녀, 그 잠깐 사이에 잠들어 버렸더군요. 젠장.
또 갈등의 시간이 와버렸습니다. 고이 자게 내버려둘 건지, 아니면 나 한 번 잡숴봐서 하고 뻗어있는 게 분명한 그녀를 감사의 기도 후 맛있게 먹어줄 건지.
진짜 이 여자 사람 갈등시키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까처럼 그리 심각하게 갈등하진 않았습니다. 이왕 가게 간판까지 내린 거고, 술은 한잔 막았고, 여자도 이런 거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고 혼자 결론을 내린 뒤 잠들어 있는 그녀의 옆에 누웠습니다.
달콤하게 콧속을 파고드는 향수 냄새를 맡으며 일단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분홍색의 귀여운 브라를 살짝 위로 밀어 올리니 한 손에 딱 들어오는 그녀의 가슴이 드러났습니다. 옅은 갈색의 정말 이쁘게 생긴 한쪽 젖꼭지를 이빨로 살짝 깨무니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더군요. 아픈가 싶어 혀로 조심스럽게 가슴과 젖꼭지를 빨며 오른손으로 반대쪽 가슴을 살짝살짝 만졌습니다.
얼굴도 이쁜 게 가슴 탄력도 완전 실리콘 수준급. 가슴부터 시작한 오른손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동안 정말 군살 하나 안 만져지는 것이 성격이며, .다른 조건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마스크+몸매 하나는 전국 상위 1퍼센트임이 분명했습니다.
아. 드디어 내 인생에도 이런 꿈같은 일이 생기는구나. 정말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은 기분.
하얗게 뻗어있는 그녀의 목덜미 주위를 입으로 슬쩍슬쩍 터치해 가며 오른손이 치마 위긴 하지만 따뜻한 여자의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의 오른손군, 무릎 위로 제법 올라와 있는 치마 밑으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만 들어가더군요. ㅋㅋㅋ
부드러운 팬티스타킹의 감촉 위로 역시 탄력이나 군살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그녀의 허벅지가 만져지고, 약간이긴 하지만 손끝 부분에 계곡의 습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게 잠든 지 깨어있는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그녀도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올라오던 손이 팬티스타킹의 끝자락에 닿아서 조심스럽게 치마 밑으로 끌어내리려 하는 그때.
'조심해 아저씨. 스타킹 다른 거 없거든..'
어느 순간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깨어 있었더군요. 여자들은 왜 잠든 척하는걸 좋아하는지 아직도 궁금합니다.
스타킹을 벗기고 자그마한 하늘색 실크팬티 하나만 남겨둔 채 저도 바지를 벗고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아까부터 바깥세상 좀 보자고 난리 치던 고추 군을 그녀의 눈앞에 등장시켰습니다.
'아저씨 많이 흥분했네. 흐흐흐'
진짜 터질 것처럼 단단해진 고추 군이 재밌었는지 그녀가 킥킥거리며 웃더군요.
'쪽팔려, 쳐다보지 마.'
'뭐가 쪽팔려. 오히려 자랑스러워해야지. 일루와 바 자기야'
헉! 아저씨에서 갑자기 왠 자기? 라는 생각을 미처 다하기도 전에 그녀의 입술 안으로 고추 군이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흡....아...아나..미쳐..살살해...살살...쌀 거 같단 말이야….'
그녀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온몸에 힘이 쭉 빠져 애걸복걸하는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짜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듯이 좆을 빨아대더군요.
'아…. 그만해 그만...진짜 쌀 거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그녀의 머리를 잡고 거의 반쯤 떼듯이 밀어내고 급한 마음에 그녀의 팬티를 찢듯이 벗겨내었습니다. 손질했는지 가지런한 털에다가 살짝 벌어져 있는 촉촉이 젖은 조갯살, 전 주저 없이 그녀와 2단 합체를 시도했습니다.
'아흑...아 자기 거 너무 단단해. 보지가 꽉 차는 게…. 흑흑...아..죽을 거 같아..자기야..헉헉..'
말하기도 귀찮더군요. 전 입 꾹 다문 채 열심히 초고속 왕복운동을 시도했습니다. 벽에다가 손을 짚은 채 뒤에서 박아대니 조금 힘이 들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조여줬다 풀어줬다 할 정신은 있는가 보더군요. 그 순간순간마다 저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리면서, 힘 빼버리면 바로 싸버릴 것 같은 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야..너...조여주는 게. 장난 아냐...아..아...진짜 맛있다. 너...'
'아...아...좋아?? 응?? 물어주니까 좋냐구 씹새꺄! 아흑....아...씨발..나 어떡해...아..'
절정에 달했을 때쯤에 이 인간, 갑자기 욕을 해대기 시작하더군요.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자극이 되는 거 같아 그냥 들어줬습니다.
'이재민 야 개새꺄..너 나 먹는 거 좋아하잖아. 응??'
'........'
갑자기 나온 남자 이름. 분명 제 이름은 아닐 테고, 아마도 헤어진 남자 친구 이름같은데…. '착각'이라기 보다는 '복수'라는 표현이 맞을듯싶었습니다. 암튼. 약간의 술기운 덕분에 좀 늦어지긴 했지만 어렵지 않게 사정의 순간이 다가오더군요.
'헉헉...자기야 안에다 싸도 돼? 헉...''응... 괜챦아. 안에다 싸...흡...아..나 미쳐….'
온몸에 피가 그곳으로 집중되는 느낌이 나더니 일순간 힘이 풀리면서 그녀의 등위에 엄청난 양의 새끼들을 방출하고 전 그녀의 옆으로 퍼져버렸습니다 .
담배를 꺼내 무는 그녀, 섹스 후에도 여전히 이쁜 그녀의 모습을 보니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ㅋㅋㅋ
갑자기 그녀의 나이가 궁금해졌습니다.
'몇 살인지 물어봐도 돼?'
'크크 몇 살처럼 보이는데?'
'음...한 스물셋? 스물둘?? 나보다 한두 살 많을 거 같다'
'ㅋㅋㅋ 정답! 스물셋!'
'아까 그거 할 때 남자아이를 부른 거 그게 헤어진 그놈 이름이야?'
'응..ㅋ'
'어떤 놈인지 궁금하다. 너 같은 애를 차버리다니.''궁금해?? 이상하네? 너도 알잖아. 그 사람.ㅋㅋㅋ'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에 전 놀랬습니다. 제가 아는 남자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ㅋㅋ 나 기억 안 나? 내 얼굴 모르겠어?'
갈수록 알 수 없는 대답을 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전 '이게 술에 완전 맛이 갔나' 라는 표정을 보여줬습니다
'아 웃겨. 너, 나 기억 안 나나 보네? 진짜?'
눈빛이 또렷또렷한 게 술 취한 거 같지는 않고. 전 그리 좋지도 않은 기억력을 쥐어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도통 기억나질 않더군요. 분명 첨 볼 때부터 어디선가 본듯하긴 했는데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만상 써가며 기억해 내려는 제가 불쌍했는지, 그녀가 툭하고 한마딜 던졌고, 전 완전히 놀래서 기절할 뻔했습니다.
'ㅋㅋㅋ야 섹스하면서 욕하는 여자가 그리 많은 건 아닐 텐데.ㅋㅋㅋ'
제가 알바하면서 맨 처음으로 훔쳐본 바로 그 커플의 여자였던 겁니다. 옷차림과 화장을 하고 안 하고가 이 정도로 차이 날 줄이야.
'저기, 혹시 내가 훔쳐보는 거 알았어?'
'당연하지. 야 옆방 벽이 떨어져 나가는데. ㅋㅋ. 남자애는 몰라. 그쪽으로 안 보고 있었거든. ㅋㅋ'
'......'
파도처럼 밀려오는 쪽팔림과 미안함에 전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괜찮아. 내가 봐줬으니까 이제 상관없어. 울지 마. 뚝~'
'그래도.'
'너 보기보다 소심하네. 하하 그러면 봐주는 대가로 나 두 시간만 자고 가도 괜찮지??'
'응. 그렇게 해. 난 나가서 청소해야겠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 떨어지지 않은 술기운과 쪽팔림에 일손도 잡히질 않아 카운터에서 잠깐 앉아 쉰다는 게 잠이 들어버렸는지, 눈을 떠보니 9시 10분. 헉! 희정이 누나 출근할 때 욕쟁이 그녀가 3번 방에 잠들어있으면 어떻게 될지 뻔할 일! 전 황급히 그녀를 깨우러 갔지만 언제 나갔는지 보이질 않더군요.
남자 친구랑 헤어진날, 자기 커플 섹스를 훔쳐보던 알바생에게 몸을 허락한 그녀, 요즘도 그때 일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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